레시피, 역사, 체험그림으로 배우는 역사-몽유도원도 (2019년 1월호)

관리자
2019-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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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공부를 하면 꿈을 이룬다’는 말이 있다. 꿈은 잠을 잘 때 꾸는 것이지만 어린 시절의 꿈은 미래를 위한 희망을 나타낸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어떤 꿈을 꾸었을까? 안견이 그린 <몽유도원도>는 그들의 꿈을 엿볼 수 있는 자료다.

 세종대왕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은 예술을 좋아하는 왕자였다. 그래서 그림을 그리는 화원들과 많은 친분을 가지고 있었다. 어느 날 아름다운 꿈을 꾸었는데 어떤 내용이었는지 잘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꿈을 그림으로 표현하기로 했다. 친하게 지내는 화가들에게 꿈을 설명하며 그림으로 그려주기를 부탁했지만 원하는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안평대군이 꿈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견에게 부탁했는데, 안견은 부족한 설명을 듣고도 안평대군이 원하는 꿈을 그려냈다. 그 그림이 <몽유도원도>다.

 안견은 안평대군의 꿈을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조선 전기 선비들의 생각이나 가치관, 동경하는 것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성리학을 중요한 학문으로 받아들이고 나라의 근간으로 삼으면서도 도교의 신선이나 아름다운 세상,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을 ‘무릉도원’이라 하며 실재하지 않은 세계에 동경을 갖고 있었다. 이런 선비들의 모습을 알고 있던 안견은 안평대군의 꿈 이야기를 들으며 그의 정신 세계를 표현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신선이 사는 무릉도원을 가고 싶어 하던 선비들의 생각을 읽어낸 작가의 안목이었다. 안평대군의 꿈은 본인이 희망하는 세계에 대한 것이었다. 잠자리의 꿈이 미래의 희망을 보여주는 듯하다.

 <몽유도원도>는 당시의 그림과 다르게 구성이 매우 독창적이다. 동양 그림은 흔히 화면이 우측에서 시작해 좌측에서 끝난다. 그러나 이 그림은 왼편 아래부터 오른편 위쪽으로 대각선을 따라 나아가는 방법으로 그려져 있다. 크게 네 장면으로 구성되었는데, 왼편은 현실 세계, 오른편은 꿈속 무릉도원이다. 안평대군이 박팽년과 함께 꿈속 유랑을 나서는 데서 시작하여, 복숭아 숲과 험준한 산을 지나 무릉도원에 도착한 후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총 네 단계의 이야기를 다루고있다. 집현전 학사였던 박팽년과 함께 하는 꿈을 꾼 것은 집현전 학자들과 많은 친분이 있었다는 것도 알게 한다. 집현전은 한글을 만든 곳으로 당시 능력 있는 학자들이 모여있던 곳이다. 이를 통해 안평대군이 예술뿐만 아니라 학문에도 관심이 많았음을 알 수 있다. 세조가 단종을 몰아낸 계유정난이 일어나 안평대군은 유배를 가게 되고 그곳에서 죽었지만 안견은 이후에도 미술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작가로 남았다.

 <몽유도원도>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람은 안평대군이고 그린 이가 안견이다. 그렇다면 누구의 그림으로 보아야 할까? 저작권이 중요한 오늘날에 그려졌다면 누구에게 저작권이 있다고 해야 할지 궁금하다. 조각가들이 작품을 만들 때 철제나 무거운 돌 등을 사용하면 철을 다루는 기능공이나 돌을 다루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그러나 이들의 작품이라고 하지 않고 작품을 기획한 작가의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몽유도원도>는 안견이 모두 그린 것이기 때문에 판단하기가 쉽않다.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