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한우리동시 짓는 한우리 선생님 (2019년 10월호)

강현철
201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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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에서 한우리 교사,

그리고 시인을 꿈꾸기까지

 한우리를 만나기 전까지 박소이 선생님은 독서가 취미인 평범한 전업 주부였다. 둘째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으로 접어들자 고학년 학습에 적응시키기 위해 독서지도사 공부를 시작한 박 선생님.

 시작은 두 아들의 독서 지도가 목적이었지만, 박 선생님은 함께 수업하는 아이들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꼈다. 그 과정에서 잊고 있었던 유년 시절의 꿈이 문득문득 떠올랐다.

 “어릴 때 아버지께서 제게 많이 해주신 칭찬이 ‘책 읽고 글 쓰는 걸 좋아하니 작가가 되렴’이라는 말이었어요. 작가의 꿈을 잊고 살았는데 한우리 선생님이 된 후 그 기억이 번뜩 나더라고요. 많은 책을 읽고 글을 써보니 좋아하는 일을 할 때의 행복감이 크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래서 이 열정을 더욱 발전시킬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작가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죠.”

 다음 날부터 박 선생님은 교사 활동 틈틈이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수업 중 제자들과 나눈 대화에서 영감을 얻기도 하고, 제자들의 생각을 들으며 글감을 찾기도 했다. ‘아이들 수업에 절대 피해를 줄 수 없다’라는 생각으로 24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교사 활동과 습작을 병행해온 박 선생님. 그러나 너무 열심히 한 탓인지 과로로 망막 손상 판정을 받았다.

 박 선생님은 두 가지 일을 병행하기에는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판단 끝에 동화 작가의 꿈을 접고, 교사 활동에 전념하기로 했다. 그러던 중 동화 공부를 하다 만난 작가에게 ‘동시에 재능이 있는 것 같으니 써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흐지부지 작가의 꿈을 접은 것이 못내 아쉬웠던 박 선생님. 이 말에 다시 한 번 용기를 내 동시인 등단에 도전한다. 수업 시간 외에 매주 서울을 오가며 저명한 시인들의 강의를 듣고 시 공부에 매진했다. 그 과정에서 문예지 《어린이와 문학》 신인 작가 공모에 당선되어, 동시인의 첫발을 내디뎠다.


10년치 동시 분석한 노력 끝,

5년 만에 등단부터 출간까지 이뤄

 세 번의 심사를 거쳐 동시인의 길을 걷게 된 박 선생님. 이후 박 선생님은 서울문화재단 ‘첫 책 발간 지원’ 공모에서 신진 작가로서의 가능성과 실력을 인정받아 전국 두 명의 수혜자 중 한 명으로 선발됐다. 이후 동시집 발간에 집중해, 최근 7월 따끈따끈한 첫 동시집 《입안에 악어가 살아요》를 품에 안았다.

 시 습작부터 등단, 첫 동시집 출간까지 단 5년, 등단 작가들의 평균 첫 책 출간 기간보다 훨씬 빠르게 시인의 꿈을 이룬 박 선생님. 이렇게 빨리 꿈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한우리 선생님표 공부 습관’ 덕분이라고 밝혔다. 평소 한우리 선생님들은 그림책부터 청소년 책까지 매월 20권 이상 읽고, 책과 교재를 분석하며 책 속 의미를 아이들에게 전달할 효과적인 방법을 연구한다.

 “제가 아이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교육 철학은 ‘폭넓게 독서하라’예요. 단순히 활자를 많이 읽는 것보다 생각을 확장하는 독서를 해야 해요. 시 공부도 마찬가지였어요. 흔히 시 공부는 필사와 창작 활동만이 전부라고 생각하죠. 그러나 시를 쓰기 위해 시만 많이 읽는다면, 시에서 찾을 수 없는 지식이나 정보는 어디에서 얻을 수 있을까요? 분야를 가리지 않는 독서를 통해 깊이 있는 배경지식과 상상력을 얻을 수 있어요. 저는 문예지를 교과서 삼아 최근 10년 동안의 동시 흐름을 분석하고, 표현법이나 형식 등을 차근히 독파하며 제 나름의 개성을 찾아갔어요.”

 또 각종 문학 공모전 최종심 심사평을 통해 자신만의 오답 노트를 만들어간 박 선생님.

 “그동안 신춘문예를 비롯해 각종 문예지와 출판사 공모전에서 항상 최종심 낙방의 쓴맛을 봤어요. 그때마다 낙담하기보다는 최종심 심사평을 읽고 또 읽으며 습작품을 보완했죠. 그러면서 심사평의 쓴소리가 제 글을 발전시키는 데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단련하니 평가 위원에게 세 번이나 추천을 받아야 하는 까다로운 《어린이와 문학》 등단 공모 심사를 잘 이겨냈습니다. 이런 계기로 피드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꼈고, 이후 수업 시간에 아이들에게도 더욱 성심껏 피드백해주려고 해요.”


제자들과 대화하며 주고받는 동심의 글감

“선한 영향력 주는 교사이자 동시인 되고 싶어”

 1년 365일 중 300일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한우리 선생님이어서 누구보다 친밀하게 아이들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는 박 선생님. 이전에도 제자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동시인이 된 후에는 더욱 제자들을 세밀하게 관찰한다. 이는 ‘동시는 아이들을 위한 문학인 만큼 아이들의 공감이 최우선적인 문학적 가치’라고 생각하기 때문.

 “아이들의 말과 행동에 글감의 씨앗이 있어요. 그래서 수업 시간에도 제가 수업을 전부 주도하기보다 대화를 하며 아이들이 문제를 스스로생각하도록 도와주죠. 또 틈틈이 학교 생활에서 재미있는 일이나 고민 등을 이야기하도록 질문하며 아이들의 심리를 이해해요. 처음에는 아이들이 이런 관심을 낯설어했지만, 요즘에는 자신이 느끼는 바를 자연스럽게 말과 글로 꺼내놓으며 적극적으로 임하더라고요.”

 덧붙여 박 선생님은 ‘함께 수업하는 아이들이 제 동시를 읽고 독자로서 거침없이 피드백을 줄 때 행복하다’고 밝히며 ‘제가 동시인인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제자들 덕분에 더욱 수업 시간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최근에 제게 ‘선생님처럼 되고 싶어요’라고 고백하는 아이들을 보며, 한우리 선생님으로서 아이들에게 선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고, 동시에 어른으로서 더욱 모범을 보여야겠다는 책임감을 느껴요. 앞으로 함께 수업하는 아이들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라도 교사와 동시인 모두 잘 해내야죠.”

 ‘한우리를 만나지 않았다면 마음속 깊이 숨은 꿈을 찾지 못했을 것’이라고 단언하는 박 선생님. 그래서일까? 자신이 한우리를 통해 내면의 소망을 발견하고 새로운 꿈에 도전한 것처럼, 박 선생님은 제자들에게 각자의 재능을 발견해주기 위해 오늘도 진심을 다해 수업을 준비한다. 앞으로 박소이 선생님이 만들어나갈 아름다운 동심의 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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