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아의 그림책 수업 - 그림책으로 배려하는 언어습관 길러주기 (2021년 1월호)

한우리
2020-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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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관계는 배려하는 언어습관에서 시작된다. 아이들이 새로운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하는 1월, 내가 평소에 내뱉는 말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 보면 어떨까? 아이들에게 배려하는 언어습관을 길러주는 그림책을 소개하고 수업활동 팁을 전한다.


말이 눈에 보인다면

이따금 교실에서 아이들이 아무렇지 않게 툭 내뱉는 말을 듣다가 깜짝 놀랄 때가 있다. 비속어나 욕, 은어와 줄임 말을 습관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스마트폰과 가깝게 지내면서 게임이나 유튜브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욕을 배운다. 처음 욕을 들었을 땐 어땠을까? 많은 아이들이 불편하고 거부감이 들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욕을 자꾸 듣다보면, 어느 순간 생활 속에서 무심코 그 욕을 쓰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고 털어놓는다.

“게임을 하다보면 다 욕을 해요. 욕 안 하면 나만 약해 보여서 자꾸 쓰게 돼요.”

“욕을 하면 왠지 내가 조금 강해진 느낌이 들어요.”

욕을 내뱉을 땐 아무렇지 않은데, 남에게 욕을 들었을 때는 그 한 마디가 가슴에 오래 남는다. 한 사람의 마음에 말 한 마디가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말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을 땐 어떤 그림책을 읽어주면 좋을까? 그림책 <말의 형태>를 펼치면서 이렇게 질문해 보자.

“만약, 내가 하는 말이 눈에 보인다면 어떤 색,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

그림책을 펼치면 말을 다양한 색깔과 모양으로 형상화한 그림이 펼쳐진다. 아름다운 말은 입술에서 팔랑팔랑 떨어져 내리는 꽃잎처럼 형형색색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다. 단호한 목소리는 주황색, 조용한 목소리는 파란색으로 표현하면서 소리를 색으로 시각화한 장면도 펼쳐진다.

그렇다면 누군가에게 상처 주는 말은 어떻게 형상화할 수 있을까? 그림책을 넘겨보면 뾰족한 못이 상대방에게로 날아가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생각지 못한 말이 못처럼 날아와 나에게 비수처럼 꽂힐 때, 못에 찔려 피로 얼룩진 내 상처가 눈에 보인다면 어떨까? 아마 사람들은 지금보다 훨씬 사려 깊은 태도로 말할 것이다. 그림책 <말의 형태>를 읽으며 아이들에게 언어의 중요성을 전해주자.


솔직함과 무례함 그 사이를 지키는 배려

“나는 그저 솔직하게 말했을 뿐인데, 상대방은 왜 기분이 나쁘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배려하는 언어습관을 기르기 위해서는 솔직함과 무례함 그 사이를 지혜롭게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가끔은 너무 솔직한 것이 상대방을 당황스럽게 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림책 <솔직하면 안 돼?>의 주인공 프랭크는 매사에 너무 솔직한 나머지 주변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지 못한다. ‘다른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하지 않으면서 정직하게 말하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는 프랭크에게 할아버지는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말하는 대신 마음에 드는 것을 솔직하게 말해보라고 알려주신다.

옆집 할머니가 크고 화려한 모자를 쓰고서 “내 모자 어떠니?”라고 물으시면 어떻게 대답하면 될까? 모자가 너무 커서 낯설고 이상해 보인다고 말하는 대신, 이렇게 대답할 수 있다.

“그런 모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모자 같아요.”

우리는 같은 상황을 보면서 부정적 측면을 이야기할 수도 있고, 반면 긍정적 측면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도 있다.

배려 없는 직설화법은 내 입을 시원하게 할 수는 있지만 상대방에게 상처가 되기도 한다. 그림책 <솔직하면 안 돼?>를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솔직함과 무례함을 구분하고, 배려하는 말하기 습관을 가지도록 이야기 나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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