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대화, 보태는 생각 비경쟁토론 (2019년 9월호)

강현철
2019-09-02
조회수 791



‘토론’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나요?

 이런 질문을 해보면 ‘찬반토론’, ‘100분토론’, ‘논쟁’, ‘의견충돌’ 심지어는 ‘다툼’이나 ‘싸움’이라는 단어를 연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단어가 떠오르세요?

 대개는 기분 좋은 단어를 연상하기보다 다소 불편하고 부정적인 단어가 먼저 떠오릅니다.

왜 이런 생각이 먼저 떠오를까요?

 토론에 대한 오해 때문입니다. 상대방과 의견이 다르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호기심’을 가지고 천천히 듣기보다 성급하게 판단하고,

상대방 의견을 함부로 평가하고 지적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생각의 다름을 불편하게 여기지 않고 호기심을 가지고 그 사람의 생각을 충분히 들어보는 것이 먼저여야 합니다. 충분히 들어본다는

것은 판단을 내려놓는다는 말입니다. 무언가 설득하려고 하거나 고쳐주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 들어보는 것입니다. 호기심

을 가지고 들어보는 것입니다. 호기심은 자연스럽게 ‘질문’을 하게 만들고, 질문에 답변하면서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그 생각을 충분히 들어보면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관점과 의미를 발견하게 됩니다.


토론이 필요한 이유는?

 토론은 내 생각을 상대방에게 강요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의견을 통해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관점에서

바라보고 다양한 생각을 하기 위해서 필요합니다. 의견의 다름은 나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비경쟁토론, 그게 뭔가요?

 토론은 크게 Debate(찬반토론)와 Communication(대화형 토론, 즉 비경쟁토론)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찬반토론이 논리적 비판적 사고에 도움이 되는 토론이라면, 비경쟁토론은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도록 돕는 토론입니다.

 찬반토론에서는 생각이 다르면 설득의 대상으로 보지만, 비경쟁토론에서는 생각이 다르면 관점을 열어 주는 기회로 봅니다.

비경쟁토론, 어떤 의미가 있나요?

1. 질문하는 습관을 기릅니다.

 비경쟁토론에서는 ‘나랑 생각이 다른 이유’를 궁금해하면서 ‘질문’하도록 돕습니다.

 “궁금해서 그러는데요,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야기해 주시겠어요?”

 호기심을 가지고 자연스럽게 질문하다보면 대화가 재미있습니다. 즐겁게 대화하면서 질문하다보면 판단을 내려놓고 상대방에게 더 호

기심을 가지게 됩니다.

2.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갖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처럼 토론을 어렵게 느끼는 이유가 뭘까요?

 그것은 ‘대화 안전지대’가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고 판단 받지 않는 안전한 분위기가 중요합니다.

비경쟁토론은 ‘대화 안전지대’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서로가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따

뜻하고 존중하는 분위기는 내 생각을 편하게 표현하도록 돕습니다.

3. 다양한 관점, 다양한 의미를 발견하게 됩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판단없이 듣다보면, 나와 다른 생각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만듭니다. 새로운 관점에서 서로가 흥

미로운 이야기를 함께 나누다보면 생각이 확장되고 또 다른 생각들을 연결하게 됩니다. 다양한 관점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대화,

생각을 보태는 대화 자체가 흥미롭고 즐겁습니다.

4. 따뜻한 대화의 온기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비경쟁토론을 통해서 따뜻한 대화의 경험을 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도 그런 경험을 선물하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내가 존중 받고

기분이 좋으니 다른 사람도 따뜻하게 존중하며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하게 됩니다. 이렇게 비경쟁토론은 ‘대화의 온기’를 전달하는 힘이

있습니다. 만약 찬반토론에 비경쟁토론을 접목한다면 상대방을 존중하고, 따뜻한 배려를 통해 다양한 의견들을 더 논의할 수 있는 기회

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따뜻한 대화로 생각을 보태는 비경쟁토론은 청소년들에게 유용한 토론 방법이자 토론을 대하는 마인드셋

(마음가짐)이 될 수 있습니다.


비경쟁토론! 어떻게 하나요?

 비경쟁토론은 아래와 같이 6단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비경쟁토론은 기본적으로 ‘책’이나 ‘텍스트’보다 ‘책을 읽은 사람’에게 더 집중합니다. 사람에게 더 관심을 갖다보니 호기심이 생기고,

그 호기심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게 됩니다. 정답을 묻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만의 특별한 의미나 해석에 더 관심을 갖

고 듣게 됩니다. 각 단계별로 진행 방법에 대한 설명과 함께 왜 이런 방식으로 진행하는지 그 의미도 함께 들여다보시길 바랍니다.

 배움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책, 동영상, 강의를 통해서 배우기도 하지만 토론은 서로를 통해 배우도록 돕습니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토론하면서 내가 미처 몰랐던 내용을 알게 되기도 하고, 말로 표현하면서 내 생각을 분명하게 정리하기도 합니다.

 토론을 시작하기 전에 꼭 필요한 사전작업이 있습니다. 바로 ‘대화 안전지대 만들기’입니다.

 대화 안전지대를 만들 때는 몇 가지 규칙이 필요합니다.(아래 예시)

 가족이 함께 모여 토론을 한다면 먼저 규칙을 한 가지씩 제안해봅니다.

 토론 중간에도 불편한 것은 없는지, 대화에 잘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무엇이 어려운지 살펴봐야 합니다. 모두가 편하게 참여할 수 있

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이 질문은 얼핏 평범해보이지만 사실은 사람에게 관심이 있어야 물어보게 되는 질문입니다. 사람에게 관심이 생기면 그 사람의 느낌, 생각도 

궁금해집니다.

 토론을 시작할 때 ‘느낌을 물어보는 것’부터 해보세요. 정답이 없는 질문이기 때문에 부담없이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답변을 들을 수 있

어서 흥미롭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표현할 때는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그려도 좋고, 간단하게 느낌을 표현해도 좋습니다. 이미지 카드나 사진

을 활용해도 좋습니다. 느낌을 나누다보면 서로 같은 느낌이 없을 것입니다. 각자 가지고 있는 경험이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비경쟁토론의 또다른 즐거움은 ‘내가 생각하지 못한 것을 생각해보기’입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해보고 의미를 찾아보

는 활동입니다. 사람들은 뻔한 생각이 아니라 다른 생각, 새로운 생각에 매력을 느낍니다. 그런 즐거움을 선물해줄 수 있는 활동이 비경쟁

토론입니다.

 좋은 대화는 좋은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질문은 다양한 관점에서 대화할 수 있는 ‘나침반’ 역할을 합니다.

 질문이 낯설고 어렵게 느껴진다면 함께 만들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혼자가 아니라 다같이 하면 질문 만들기가 쉽고 재미있습니다. 좋은 질문

을 만들려고 하지 말고,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질문을 많이 만들다보면 좋은 질문을 만나게 됩니다.

 질문을 만들 때는 각자 조용히 포스트잇이나 메모지에 먼저 쓰고, 그것을 모두가 볼 수 있도록 (즉, 커닝할 수 있도록) 가운데에 올려둡니다. 

다른 사람들의 질문을 보면서 또 다른 질문을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쓰면서 토론하면 놀라운 일들이 일어납니다.

 4단계에서 만든 질문 중에서 가장 대화하고 싶은 질문 한 가지를 선택한 다음 그 질문에 대해서 각자 포스트잇에 자신의 생각을 씁니다. 그것

을 모두가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고 같이 보면서 이야기를 해봅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나요?

 일단 모두가 참여할 수 있습니다. 말 잘하는 사람만 주도하던 토론에서 모두가 참여하는 토론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이야

기에 좀 더 경청할 수 있게 됩니다. 내가 할 말을 준비하느라 다른 사람 이야기를 잘 못 들었습니다. 하지만 먼저 할 이야기를 간단하게 메모하

고 나니, 다른 사람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또, 돌아가면서 모두 이야기하고 나면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한눈에 볼 수 있게 시각적으로 정리되어서 좋습니다. 그래서인지 또 다른 생각들

이 연결되어 보이기 시작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내 생각이 보태어져서 확장되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쓰면서 대화하면 더욱 대화에 몰입하고 다양한 생

각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토론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어떤 걸 느꼈는지 함께 이야기하면서 정리해봅니다.

 내가 미처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 점을 성찰하면서 보고, 깨닫게 됩니다.

 대화의 시간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비경쟁토론을 통해 따뜻한 대화를 선물하다.

 혼자보다 둘, 셋이 모여 함께 책 읽고 비경쟁토론을 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비경쟁토론을 통해서 생각의 ‘다름’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는 대화의 능력을 키우도록 도와주세요. 찬성, 반대를 넘어 모두에게 도움

이 되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을 갖게 되면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도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에르디아 비경쟁토론을 통해 다투고, 비난하고, 공격적인 대화가 아니라 배려하고, 공감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대화를 경험하고 그런 대

화를 가정에, 학교에 그리고 지역사회에 더 많이 전파해나가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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