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천재 조승연 '진짜 교육'을 말하다 (2019년 3월호)

관리자
2019-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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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촬영장에서 만난 그는 시종일관 밝은 에너지로 스태프들을 배려하는 모습이었다. 바쁜 일정에도 인터뷰에 응해 준데 고마움을 표하자, 오히려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게 전할 기회를 주어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이하는 그와의 일문일답.


공부천재의 공부비법

‘조승연’ 하면 ‘공부천재’라는 수식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어릴 때부터 남다르게 공부를 잘했나요?

 사실 원래부터 공부를 잘한 건 아니었어요. 중학생 때는 수학 50점, 국어 30점을 받았을 정도예요. 학습 능률과 효율이 오르지 않으니까, 스스로 ‘공부란 게 대체 뭘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되더라고요. 대부분 ‘공부’라고 하면, 책상 앞에 앉아 허리를 굽히고 열심히 외우거나 문제 푸는 모습을 떠올리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억지로 집어넣은 지식이 과연 오래 갈까요? 시험만 끝나면 통째로 잊어버리기 일쑤죠. 그제서야 ‘이게 진짜 공부가 아니구나’ 깨달았어요.


 그럼 이후 공부 방법에 변화가 생겼나요?

 맞아요. 이후 제 공부법을 ‘442법칙’이라고 설명해요. 10시간을 공부한다고 가정하면, 우선 4시간은 독서를 해요. 궁금한 분야에 대해 스스로 책을 찾아 읽는 거죠. 이어 4시간은 토론을 합니다. 나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친구 혹은 선생님과 읽은 내용에 대해 이야기 나누면서 생각을 확장하죠. 남은 2시간, 이때 앞서 독서하고 토론한 것을 학교 공부와 연결하며 학습해요.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질문에 답을 스스로 찾아가며 하니 그제야 공부가 재미있어졌죠. 공부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니 궁금한 분야가 더 많이 생겼어요. 그만큼 책도 많이 찾아 읽게 되고, 토론도 더 많이 하게 됐고요. 학교 공부와 연결할 거리도 더 풍부해졌어요. 그러니 성적은 자연히 따라오더라고요. 결국 제 공부 비법은 ‘암기나 학습보다 독서와 토론에 더 많은 시간을 쓴 것’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독서가 곧 공부인 이유

 하지만 작가님 생각과는 다르게, 독서와 공부를 서로 별개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우선 왜 많은 사람이 독서와 학습을 별개라고 생각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싶어요.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독서가 곧 공부였어요. 조선시대에 사서삼경을 일찍 뗀 아이들을 신동이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서구식 교육(초등 - 중등 - 고등 - 대학입시)이 별다른 설명서 없이 갑작스럽게 들어오면서, 학부모들이 혼란과 조바심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새로운 교육과정과 평가를 따라가기 위해 시험 공부와 결과에 매달리게 되고, 이른바 시험 전문가들을 찾게 된 거죠. 그러면서 ‘아이의 지적 능력과 성적 사이에 관계가 없다’라는 안타까운 관념이 생긴 거고요.

 하지만 전통적인 교육 방식과 서구식 교육 방식의 목표는 결국 같아요. 아이들의 지적 능력과 소양을 키우는 거죠. 독서를 통해 더 똑똑해지고, 글을 해석하는 능력이 높아지고, 출제자의 의도를 단번에 정확히 파악하게 된다면, 그게 성적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없어요.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니까요. 제대로 된 독서만 한다면, ‘독서가 곧 공부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어요.


좋은 독서 vs 나쁜 독서

‘제대로 된 독서가 공부 그 자체’라고 하셨는데, 그럼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독서법도 있나요?

 그렇죠.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가 생각하는 좋지 않은 단어가 바로 ‘독서량’이에요. 많은 책을 제대로 읽어낸다면 상관 없지만, 빨리 많이 읽는 데만 집중해서는 안돼요. 책을 끝까지 독파하는 데 급급해, 다른 사람과 토론하거나 자기 삶에 비추어보는 시간조차 갖지 않거든요. 이렇게 독서를 하면, 자칫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지적 능력이 향상되지 않는다’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럼 제대로 된 독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급하게 먹는 사람들한테 의사들이 ‘열 번 씹어 드세요’라고 하잖아요. 저는 급하게 읽는 친구들에게 ‘네 번 씹어 읽기’를 추천해요. 네 단계로 나누어 읽는 거예요. 첫 번째 단계는 발견, 이 책을 왜 읽게 되었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해요. 두 번째는 낭독, 책을 소리 내어 읽으면서 작가가 어떤 시각과 태도, 말투를 책에 담으려 했는지 몸으로 느껴야 해요. 세 번째는 상상, 책 내용을 머릿속에 그려보며 자유롭게 상상하는 거죠. 종이에 직접 그리거나 써보는 것도 좋아요. 마지막이 독해예요. 책에 담긴 문화적 요소 및 역사적 사실을 찾거나 다른 과목에서 배운 것과 연결하고 내 삶이나 가치관에 견주어 보는 단계죠.

 이렇게 네 단계로 나누어 독서를 하면 책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제대로 느낄 수 있어요. 게다가 효과적인 융합독서를 하게 되죠. 새로운 교육과정의 목표가 ‘융합적 인재 양성’이잖아요. 융합(融合)이라는 건 결국 녹여서 합한다는 뜻이에요. 책을 요모조모 뜯어 읽고, 사람들과 독서토론을 하며 책의 내용을 다른 분야나 자신의 삶과 합할 수 있는 능력, 그게 바로 융합적 사고 능력이에요. 이렇게 융합사고력을 키우며 책을 읽는다면, 독서의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어요.


조승연이 말하는 ‘한우리 프로그램’

2019년 한우리독서토론논술 광고 모델로 활동하게 되었어요. 평소 한우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나요?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 대부분이 문제집 풀이 위주였어요. 그런데 프랑스와 미국에 가보니 교육에 앞선 생각을 하는 부모일수록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고 토론을 시키더라고요. 특히 프랑스 어린이들이 읽는 고전책에는 자기 생각을 정리해 쓸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도 앞으로 저렇게 되어야 하지 않을까?’, ‘내가 한국에 이런 교육 시스템을 가져가 볼까?’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한우리독서토론논술이 그 선두주자 역할을 하고 있더라고요.


 조승연이 본 ‘한우리 프로그램’, 솔직히 이야기해 준다면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저는 ‘제대로 된 독서, 즉 융합독서가 곧 공부 그 자체’라고 생각해요. 이런 소신을 담아 교육 관련 책을 쓰고 강연도 하죠. 한우리 프로그램의 특징이 제가 가진 교육관과 일치하지 않았다면 광고 모델로 나서지 않았을 거예요.

 그런데 한우리 프로그램을 살펴보니 아이들 스스로 생각할 수 있고 마음껏 상상할 수 있고, 다양한 토의·토론을 하며 융합적 사고를 하도록 구성되어 있더라고요. 이 점이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미국과 프랑스 아이들을 보며 참 부러워했던, 바로 그 교육 형태예요. 나도 어릴 때 이런 교육을 받았다면 인문학 식견과 교양이 더 넓어지고, 공부 재미도 더 붙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더라고요.


표현력의 차이가 공부의 차이

‘표현력의 차이, 공부의 차이’가 이번 광고 메인 카피인데요. 표현력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역량인가요?

 표현력이야말로 자라나는 세대의 가장 결정적 경쟁력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어릴 때만 해도 공부를 잘한다는 건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이론을 잘 받아들이고 그대로 숙지할 줄 안다’라는 의미였어요. 조직들이 그런 인재를 원했거든요. 당시만 해도 대부분 조직의 상하관계가 분명하고, 각 직책에서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었죠. 하지만 4차 산업혁명시대를  라보는 지금, 조직들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요. 세계 흐름에 맞추기 위해 훨씬 유연해지고 열린 사고를 지향하죠. 따라서 조직들이 원하는 인재상도 바뀌었어요. 자기 의견을 논리적으로 주장할 줄 알고, 그 주장을 바탕으로 사람을 모을 줄 아는 인재를 원해요. 그렇기 때문에 표현력 교육이 굉장히 중요해졌고,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거예요.


 그렇다면 표현력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요?

 결국 독서예요.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모두 누군가에게 배우거나 물려받는 거예요. 결국 자기의 읽는 수준만큼 표현하는 거죠. 특히 어릴 때 읽는 수준이 매우 중요해요. 어릴 때는 학습한 것을 더 잘 흡수하니까요. 다양한 책을 두루 읽고, 자신의 생각을 고민하고 이야기해 보는 과정이 표현력을 키우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에요.


마지막 당부의 말

긴 시간 진솔한 답변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학부모들에게 전하고 싶은 당부의 말이 있다면요?

 우리나라에서는 교육의 피니시라인을 대체로 ‘대학 입시’라고 여기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초등학생 때 달리기를 시작해서 어떤 대학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등수가 정해진다고 생각하고, 그 지점만을 목표로 공부시키죠. 그러다보니 독서와 토론처럼 중요한 교육을 놓치고요. 하지만 이제 많은 부모님과 우리 사회가 깨닫고 있죠. ‘인생은 대학에 입학할 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학을 졸업할 때 시작한다’는 것을요. 대학에 입학하며 ‘12년 동안 학교 다니며 남은 게 하나도 없네’라고 생각할 교육을 시킬 것인지, 아니면 대학을 졸업할 때 ‘16년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이제 인생을 힘차게 살 준비가 되었다’라고 생각할 교육을 시킬 것인지 진짜 고민해야 할 문제예요. 이게 우리 교육의 분기점이 되어야 하고요.

 어릴 때부터 책을 읽고, 토론을 하고, 인생과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어떤 사람처럼 살아갈지 롤모델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주는 게 정말 중요해요. 학부모님들이 이 점을 잊지 말았으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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