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부모의 역할 '여러분 집의 독서 환경, 점검하셨나요?' (2021년 2월호)

한우리
2021-01-27
조회수 221



몇 년 전까지 평범한 워킹맘, 아니 우울한 워킹맘이었던 저는 하루 한 권 책 읽기를 통해 새로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삶의 의욕을 다시 찾았고, 베스트셀러 작가, 행복한 엄마가 되었습니다.

책을 읽고 제 삶이 변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두 아들에게 하루 한 권 책밥을 먹이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 97.9% 아이들이 학원을 가지만, 저희 집 아이들은 학원 대신 하루 한 권 책 읽기만 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4년 전 시작한 하루 한 권 책 읽기로 현재 초등 5학년까지 약 850권의 책을 읽었고, 둘째는 3년 전 책을 읽기 시작해 초등 2학년인 지금 약 450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이제는 책을 스스로 읽고 즐기는 아이들이 되었는데요.

인공지능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아이들에게 아날로그적 독서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어떻게 하면 아이들 스스로 책을 읽게 만들 수 있을까요?


PART 1. 인공지능 시대에도 아이들에게 책 읽기를 지도해야 하는 이유

첫째, 독서는 모든 공부의 시작입니다.

독서를 하면 배경지식이 생겨서 공부의 시작점이 달라지고, 새로운 정보를 더 빨리 이해합니다. 책을 읽어야만 넓고 깊은 사고력이 생기기 때문에 독서는 모든 공부의 시작이자 기초 체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원을 가면 아이들이 공부를 많이 해서 성적이 오른다고 생각하죠? 실제로 학원에서 성적이 올랐다는 홍보를 보면 저도 흔들릴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학원을 다니는 아이와 같은 시간을 혼자 공부한 아이의 성적 향상 차이는 어떨까요?

학원과 스스로 공부를 비교해 실험을 해보았더니, 사교육 시간이 1시간 증가하자 수능 백분위가 1.5% 상승했습니다. 그런데 혼자 공부한 시간이 1시간 증가하자 수능 백분위가 4.6% 상승했습니다. 아이들이 학원에서 사교육을 받아 성적이 오른 것이 아닙니다. 공부 시간이 늘어서 성적이 올랐던 것입니다. 같은 시간을 투자한다면 학원보다는 혼자 공부한 아이가 성적이 더 많이 오른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학원비를 자녀 책값으로 지불하는 것은 어떨까요? 학원보다 독서가 먼저입니다.

둘째, AI에는 없는 문해력 때문입니다. 

문해력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교과서도 글, 시험 문제도 글로 되어있기 때문에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있어야 교과서를 이해하고, 시험 문제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2004 한국 교육인적자원 지표’에 따르면 OECD 22개국 나라와 비교해 우리나라 성인의 실질 문해력이 최저 수준이라고 조사된 기록이 있습니다. 실질 문해율 1단계는 ‘생활 정보가 담긴 각종 문서에 취약한’, 2단계는 ‘새로운 직업이나 기술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는 힘든’, 3단계는 ‘사회의 복잡한 일상에 대처할 수 있는 최소한의 문서 독해 수준인’, 4단계는 ‘전문적인 정보기술과 새로운 기술, 직업에 자유자재로 적응할 수 있는 고도의 문서 독서 능력을 지닌’ 단계를 말합니다.

실질 문해율 비율에서 우리나라는 ‘생활정보가 담긴 각종 문서에 매우 취약한’(1단계 문서 해독 수준) 사람 비율이 전체의 38%나 됩니다. 이는 OECD 22개국 평균인 22%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데요. 반대로 가장 높은 문해율인 4단계에서 우리나라는 2.4%를 기록했고, 노르웨이 29.4% 덴마크 24.5% 핀란드 25.1%캐나다 25.1% 미국 19%을 기록했습니다. 다른 나라 문해력 수준보다 약 10분의 1 수준인 것이죠.

우리나라 문맹률은 0.2%로 매우 낮습니다. 그런데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자들의 문서독해능력을 비교하니, 국제 성인 문해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258.9점으로 조사대상인 22개국 중 꼴찌를 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글은 읽을 줄 알지만, 책을 많이 읽지 않아서 실질 문해율이 낮게 나온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자 이상 성인의 결과만 이럴까요? 한국학습장애학회 조사에 따르면 글을 정확하고 유창하게 읽지 못하고 철자를 정확하게 쓰기 어려워하는 학습장애의 한 형태인 난독증을 가진 아이를 5%로 추정합니다. 또한 난독증은 아니지만 글을 읽고 쓰기 어려워하는 심각한 수준을 7~8%로 추정하니, 전체 아이 중 12~13%는 읽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풀이되지요.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읽고 이해해야 하는 교과서나 문제집 등이 요구하는 문해력 수준은 높아졌지만, 학습 환경은 글보다 영상으로 습득하면서 글을 읽고 이해하는 과정 없이 정보의 결과만 나오다 보니, 문자언어와 음성언어가 함께 발달하지 못한 결과로 봅니다. 즉 문해력이 낮은 사람은, 읽지만 읽지 못하는 아이이고, 실질적 문맹입니다.

문해력은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인공지능 시대에 더욱 중요합니다.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자리를 많이 뺏을 것으로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더 나아가 앞으로 세상은 ‘AI에게 지배당하는 사람’과 ‘AI를 지배하는 사람’으로 나뉠 것으로 미래학자들은 예측합니다.

『대학에 가는 AI vs 교과서를 못 읽는 아이들』이라는 책을 쓴 일본 아라이 노리코 교수가 2011년부터 10년간 AI인 도로보군을 대학에 입학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인공지능 AI인 도로보군은 상의 20%의 성적으로 여러 대학에 합격했는데요. 왜 인공지능이 상위 1~19%에는 들지 못했을까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인공지능은 문해력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인공지능이 상위 1~19%에 들지 못한 이유는 ‘문해력’이 없어서입니다. 인공지능 시대, AI를 이기는 방법은 문해력입니다. 그런데 문해력은 글을 많이 읽어야 실력이 늡니다. 다른 지름길은 없습니다.

셋째, 우리 아이의 장기적 행복과 성공을 위해서입니다.

우스갯소리로 자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 할아버지의 재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는데요, 이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독일과 미국 대학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지금부터 50년 후 자녀의 장기적행복과 성공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학교 성적이나 지능지수, 부모의 경제적 지위가 아닌 ‘독서력과 작문 능력이 우수한 고등학생이 50년 뒤 높은 소득을 유지한다’고 합니다. 여러분 자녀가 50년 뒤에까지 행복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독서력을 키워주셔야 합니다.


PART 2. 아이에게 어떻게 바른 독서 습관을 만들어줄 수 있을까?

‘엄마가 책을 읽으면 아이들이 저절로 책을 읽는다’라는 말이 있어요. 여러분은 이 말이 맞다고 생각하나요? 거짓이라고 생각하나요? 제 경험으로 이 문장은 거짓입니다. 제가 과거 하루 한 권책 읽기를 하느라, 아이들에게 몇 년간 매일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아이들은 책을 읽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책을 읽을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독서 분위기가 조성된 후 비로소 아이들은 책에 흥미를 갖고 읽기에 몰두하기 시작했죠. 그렇다면 독서 분위기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첫째, ‘거실의 서재화’부터 시작해보세요!

가족이 책 읽는 환경이 되게 하려면 가장 먼저 거실에 서재를 만들어야 하는데요.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단지 소파와 텔레비전을 치우고 책상과 의자, 책장만 있으면 됩니다. 어느 집이나 거실에 소파와 텔레비전이 있는 풍경이 자연스러운데, 이런 환경에서는 자연스럽게 소파에 누워서 텔레비전을 보게 됩니다.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책장과 책상, 의자가 눈에 보이도록 하면 책 읽는 모습이 자연스러워집니다.

둘째, 핸드폰, 텔레비전, 유튜브 등 전자 기기사용 시간을 관리해주세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하루 평균 인터넷 사용량은 약 4시간 14분이라고 합니다. 어른도 전자 기기에 빠져들면 책은커녕 다른 일도 잊어버리곤 하죠. 아이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일찍부터 아이들의 전자 기기 사용량을 관리해주어야 합니다. 볼 수 있는 매체는 많고, 아이들의 절제력은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죠.

저는 핸드폰에 시간 관리하는 앱을 설치해서 핸드폰은 하루 30분만 하도록 아이들과 약속하였습니다. 텔레비전은 하루 한 프로그램만 보기로 약속을 했고요. 인터넷 중독에 빠지지 않기 위해 서라도 전자 기기 사용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자제력을 키워주세요.

셋째, 독서를 싫어하는 아이에게는 책놀이 먼저 추천합니다.

처음부터 책을 스스로 읽으라고 하지 말고, 가족 문화 활동으로 책과 친해질 수 있는 놀이부터 하면 좋겠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도서관이나 서점에 함께 가고, 책으로 도미노 쌓기, 책으로 빙고 게임, 책 펼치기 게임, 책 낭독 게임 등 책을 활용해 노는 것부터 해보는 겁니다. 청소년기 자녀라면 한 달 동안 책을 가장 많은 읽은 사람에게 1일 왕 게임을 제안하면 좋아합니다. 가족이 다 함께 오늘부터 연말까지 읽을 독서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면 선물을 무엇을 받을지 논의해서 벽에 붙이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습니다.

저는 책은 밥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녀에게 하루 한 권 책밥 먹는 습관을 유산으로 남겨주세요. 많이 읽어본 사람이 잘 읽고, 더 많이 읽고, 좋은 책을 읽습니다.


4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