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융합 독서 - 독서 대왕 세종대왕 독서법 (2020년 12월호)

한우리
2020-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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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대왕(이하 세종)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독서 대왕이었다. 스스로 독서를 많이 했을 뿐 아니라 신하들이 책을 열심히 읽도록 부추겼고 온 백성이 책을 맘껏 읽을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문자, 한글(훈민정음)을 만들어 누구나 독서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었기 때문이다. 문자 창제는 세종이 책을 좋아해서 해낸 일이었고, 세종의 다른 많은 업적도 지독하리만치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은 결과였다. 세종의 독서법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넓게 많이 읽기

 세종이 1454년 54세의 나이로 승하한 후 신하들이 업적을 정리한 글에 의하면, 손에서 책을 떼지 않다가 밤중이 지나서야 잠자리에 들고, 글은 읽지 않은 것이 없다고 했다. 논어, 맹자, 중용, 대학 등과 같은 고전은 백 번을 넘게 읽고, 역사서와 같은 실용서도 30번을 넘게 읽었다고 적었다. 또한 세종 스스로 궁중에 있으면서 손을 거두고 한가롭게 앉아 있을 때가 없을 정도로 책을 읽어 경전뿐만 아니라 모든 역사서를 두루 안 본 것이 없다고 밝힌바 있다.

 읽지 않은 책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다독을 했다는 의미다. 더욱이 양반 사대부들이 논어 등과 같은 경전 위주로 읽고 실용서는 멀리 한 데 반해 세종은 ≪고려사≫, ≪자치통감≫ 같은 역사서나 ≪산학계몽≫ 같은 수학 실용서도 중요하게 여겼다. 우리나라가 고등학교 때 이과와 문과를 나눠 문과생은 수학과 과학을, 이과생은 국어와 사회를 멀게 하는 것은 세종의 다독 전략으로 보면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우리나라 실정을 바꾸지 못한다면 해결책은 단 하나, 초등 시절에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경험하는 것이다. 실제 초등학생들이 그렇게 하고 있지만 학부모님은 아이들이 편독하지 않도록 독서습관을 잘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세종 12년 1430년 세종실록 기록을 보면, 시 같은 문학을 공부하는 것은 성리학자들의 정식 학문은 아니지만, 진정 학문에 힘쓴다면 시 공부도 매우 중요하다고 권장하고 있다. 중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실용서와 학습서에 매달려 문학책 읽기를 게을리하는 우리 현실에 어렸을 때부터 문학독서가 중요함을 알려주고 있다.


깊게 읽기

 깊게 읽는 두 가지 방법은 반복해서 많이 읽는 것과 세밀하게 분석하고 비평하며 읽는 것이다. 세종이 어렸을 때 하도 책만 읽어 건강을 해칠까 걱정한 아버지 태종이 환관을 시켜 서재의 모든 책을 감추고 ≪구소수간≫이란 책만 남겨 두었더니 세종은 이 책만 무려 백 번을 읽었다고 한다. 물론 특별한 상황이었지만 실제로 세종은 중요한 책은 백 번 이상 거듭 읽었다.

 그렇다고 지금 우리 아이들한테 무조건 반복적으로 읽게 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세종처럼 자기 스스로 좋아서 특정 분야 책을 거듭 읽어 그 분야의 마니아가 된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다. 한 예로 필자 지인 딸은 삼국지 박사였고 한자를 두루 많이 알았다. 삼국지를 좋아해 삼국지에 나오는 한자어를 이해하기 위해 한자 공부까지 한 것이었다. 문화인류학을 전공하는 게 꿈인데 어렸을 때 이런 독서법이 큰 도움이 되어 대학 첫 학기 학 점이 만점에 가까웠다.


더불어 함께 읽기

 세종 시대의 찬란한 업적은 대부분 집단 지성의 힘이었다. 그중에서 경연이란 제도는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면서 정치를 풀어가는 공식 토론 모임이었다. 세종은 경연을 거의 매일같이 이어갈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세종은 임금 자리에 오른 다음 해에 집현전을 다시 세우고 인재들을 모아 함께 힘을 모으도록 했다. 바로 집현전의 핵심 기능이 책으로 옛날 성현들의 말과 각종 제도를 연구하는 것이고 경연도 여기서 했다.

 함께 연구하는 집단 지성의 힘은 놀라웠다. 만 원짜리 뒤에 있는 마치 예술조각품 같은 ‘혼천의’라는 천문 기기는 해와 달과 별을 관측하는 다목적 기계인데 정인지, 정초 등 문신과 이천, 장영실 같은 과학자가 함께 힘을 모아 만들었다. 더욱 놀라운 결과물은 훈민정음이다. 훈민정음에는 과학과 수학, 음악, 철학, 음악등 거의 모든 학문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도 독서 동아리를 만들어 서로 읽고 토론하고 나눴으면 좋겠다. 줌이나 웹엑스 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10명 이하는 마치 실제 마주 보고 대화하는 것처럼 온라인 독서동아리를 할 수 있다. 직접 만나는 것보다는 못하지만 대안으로서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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