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글쓰기 비밀수업-초등 자녀의 자제력을 기르는 가장 쉬운 방법(2021년 4월호)

한우리
2021-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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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자녀의 자제력을 기르는 가장 쉬운 방법


- 권귀헌 작가, <초등 글쓰기 비밀수업> 저자

과학기술의 발달이 우리를 편한 세상으로 인도했지만, 여러 상황에서 그 기술이 아이를 키우는 데에 어려움을 주기도 합니다. 일례로 식당에서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건네는 부모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은 것을 보면,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마음도 이해되고 안타깝기도 합니다. 저 또한 일이 밀리고 집안일까지 쌓일 때면 TV에 잠시 아이들을 맡겨 둡니다. 너무나 쉽게 아이들의 정신을 빼앗는 게 무섭긴 해도 효과만큼은 확실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미디어의 간편함에 중독된 우리, 아이들 교육 이렇게 해도 될까요?


실리콘 밸리의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만지지 않는다?!

IT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가 자신들의 자녀에게 엄격한 스마트폰 사용 규칙을 적용한 건 유명합니다. 이들뿐이 아닙니다. 실리콘밸리의 많은 엔지니어들이 퇴근 후에는 스마트폰을 정해진 장소에 두고 일절 만지지 않는다고 하죠. 그 대신 미디어 타임을 지정해 하루 30분 이내의 영상 시청 또는 게임을 허락합니다.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수많은 전문가와 기술자들이 막대한 시간을 들여 만든 영상과 게임을 아이들의 자제력으로는 결코 뿌리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통제하지 않으면 몇 시간씩 빠져들 수밖에 없는 거죠.

게임은 그만큼 중독성이 강합니다. 그래서 흔히 게임을 많이 하면 성적이 나빠지고 친구 관계도 좋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몇몇 연구에서는 주 1~3회, 매번 1시간 이내로 게임을 하는 학생들의 성적이 오히려 전혀 게임을 하지 않는 학생의 성적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이런 연구 결과에서도 핵심은 “게임이 공부에 좋다”가 아닙니다. 연구자들도 중독에 가까울 정도로 게임에 깊숙이 빠진 학생들은 문제를 겪는다고 지적하죠. 특히 초등학생의 게임 이용 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미만이 적절하며 이보다 길면 성적 향상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연구자들이 강조하려는 건 뭘까요? 이들이 학습과 게임의 관계를 연구하며 방점을 찍은 것은 바로 ‘효과적이고 적절한 활용’입니다.


아이들의 자제력이 관건이다

미디어 시대에는 이렇게 개인의 자제력이 관건입니다. 아이들에게 과학기술과 분리된 삶을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중요한 일에 미디어를 활용하는 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기술의 역습에 정신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스스로 기준을 세우는 것뿐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든 자기 집중력을 지켜 낼 수 있는 자제력이 필요합니다.

물론 게임이 아니어도 자제력을 기를 방법은 많습니다. 운동이나 사교활동을 통해서도 자제력을 기를 수 있죠. 일상의 작은 습관, 이를테면 책상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으로도 가능합니다.


자제력을 기르는 데에 추천, 글쓰기 하자!

자제력을 기르는 방법으로 모든 어린이에게 부담없이 추천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글쓰기입니다. 특히 자기 성찰적 글쓰기는 자신의 행동, 감정, 상황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해 줍니다. 불확실했던 감정의 실체나 원인, 영향 등은 논리적 언어로 풀어 쓸 때 비로소 이해가 됩니다. 메타인지와 자제력 및 의지력의 향상, 행동 변화도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기록에서 출발합니다. 자신을 아는 만큼 정확하게 판단하고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거나 무작정 비난하지는 않습니다.

글쓰기는 자신과 나누는 가장 깊은 대화입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낯설지라도 글을 쓰는 일이 반복될수록 자신의 상황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기술하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게임을 3시간 했다고 자랑했던 친구가 어느 날은 조금 많이 한 것 같다는 부연설명을 하고, 또 어느 날은 게임 시간을 줄여야겠다는 의심스러운 다짐도 달아놓습니다. 때로는 엄마에게 미안하다는 쑥스러운 고백을 할 수도 있어요.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지켜봐 주면 아이들은 스스로를 키워 갑니다. 자신을 이해하고 무분별한 행동을 자제하는 데에는 글쓰기보다 좋은 수단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글을 쓸 수 있도록 가정에서도 지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