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이현아의 그림책 수업 - 아이들과 슬픔 솔직하게 표현하는 연습해 봐요 (2021년 3월호)

한우리
2021-02-24
조회수 189

아이들과 슬픔 솔직하게 표현하는 

연습해 봐요


- 이현아 초등교사, <그림책 한 권의 힘> 저자


슬픔을 억누르고 모르는 척하면 행복해질까요? 슬픔이라는 감정이 찾아올 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요? 아이들이 슬픔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림책을 소개하고 수업활동 팁을 전합니다.


저학년 추천 슬픔 다루는 법

아이들은 어떨 때 슬플까요?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부모님이 싸울 때 가장 슬픈 심정을 느낀다고 털어놓습니다. 부모님이 싸울 때 아이들은 자신이 뿌리내린 토양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것처럼 불안해하고 슬퍼하죠.

그림책 <모르는 척 공주>를 펼쳐 보면 아이가 느끼는 심정이 그림에 고스란히 담겨있어요. 부모님이 싸우고 난 이튿날 아침, 세 식구가 식탁에 앉아서 아침을 먹는데 아무도 어젯밤 일을 이야기하지 않아요. 지나치게 긴 식탁 양쪽 끝에 아빠와 엄마가 앉아서 각각 신문과 책에 얼굴을 파묻고 있죠. 그 사이 어정쩡한 곳에 공주가 앉아서 궁금하고 초조한 마음을 억누른 채 꾸역꾸역 음식을 먹어요. 식사가 끝나면 아빠와 엄마는 “꽝!”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을 닫고 들어가고, 공주는 못 들은 척 블록만 쌓습니다.

억지로 쌓아 올린 블록은 어느새 성벽처럼 높아져서 공주를 가둬요. 그런 공주에게 친구들이 다가와 말을 건넵니다. “우리 엄마 아빠도 만날만날 싸워. 모르는 척했지만, 너무너무 슬퍼. 내가 뭔가 잘못해서 그러는 것 같아.” 친구들이 털어놓은 말에 공주도 공감합니다.

“우리 엄마 아빠가 이제 같이 못 살겠대. 엄마 아빠가 헤어지면... 난 어떡하지?” 왕자가 털어놓은 말에 공주도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아요. “엄마 아빠는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줄 알지만, 나도 다 안단 말이야.”

공주의 솔직한 말에 모두들 참고 참았던 울음을 터트려요. 사실은 너무 슬프고 힘들다고, 가슴이 아프다고. 아이들은 울음으로 감정을 표현합니다. 아이들의 울음소리를 듣고서야 부모님들이 달려와 아이를 안아 줘요.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표현하지 않으면 모르죠. 모르는 척 꾹 참고만 있지 말고 슬픔을 솔직하게 표현해도 된다고, 그래야 엄마 아빠도 네 마음을 알 수 있다고, 아이를 꼭 껴안은 채 이 그림책을 읽어 주면서 속삭여 주세요.







고학년 추천 눈물의 의미 생각해보기


저학년 때는 울음으로 마음 속 슬픔을 표현하던 아이들이 고학년이 되면 울지 않으려 애씁니다. 아이들은 눈물을 보이면 약해 보일까 봐 어깨에 잔뜩 힘을 주고 버티죠. 그러다 문득, 이런 질문을 합니다. ‘사람은 왜 우는 걸까?’ 그 질문에 아름다운 언어로 대답해 주는 그림책이 있어요. 바로 <엄마, 우리는 왜 울어요?>.

그림책을 펼치면 생각에 잠긴 마리오가 등장하고 엄마는 먼저 묻지 않고 가만히 기다립니다. 이윽고 마리오가 속삭이듯 물어요. “엄마, 우리는 왜 울어요?” 그러자 엄마는 잠깐 생각을 하고 나서 대답해요. 아이와 이야기를 주고받는 엄마의 태도에서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어요. 엄마의 대답 역시 무릎을 탁 치게 할 만큼 깊은 통찰력이 있거든요.

때때로 슬픔이 너무 커서 어떻게든 빠져 나오려고 할 때, 사람은 웁니다. 또 어떨 때는 세상을 이해할 수 없어서, 답을 찾기 위해서 눈물이 터져 나오기도 하죠. 그림책 속 엄마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이윽고 이런 구절을 만납니다.

“눈물은 우리가 성장하도록 도와준단다. 눈물 한 방울 한 방울이 떨어지면서 천천히 우리에게 물을 주는 거야. 울지 않는다면, 우리는 아마 바위로 변하게 될 거야.”

마음껏 울지 못한 채 마음이 경직된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펼쳐서 이 문장을 읽어 주세요. 바위처럼 굳어지지 않기 위해서 때로 촉촉한 빗물처럼 눈물을 떨어뜨려도 된다고, 슬픔의 한가운데에서 한바탕 울고 나면 어느새 한 뼘 성장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촉촉한 목소리로 말해 주세요.